고객의 성공 동반자

성공하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세무사 박상근 사무소가 함께합니다.

세무사의 칼럼

제목 작성자 작성일
세제개혁, 기본과 원칙을 지켜라 박상근 경영학박사 06.07.06
정부가 세제개혁을 추진 중이다. 모든 개혁이 그러하듯 세제개혁도 기본과 원칙을 지켜야 성공할 수 있다. 조세의 주 목적은 ‘재원확보’다. 그러나 현행 세제 중에는 재원확보를 도외시하고 투기억제 등 조세외적 목적에 치중한 세제가 많다. 정부는 세제개혁의 기본 방향을 납세자의 재산권을 보호하면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필요로 하는 재원을 공평하고 원활하게 확보하는 데 둬야한다.

납세자의 재산권을 보호하면서 재원확보에 충실한 세제를 만들려면 다음의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가능하다. 첫째, 공평한 세제다. 납세자가 세금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ability to pay: 세원이라고 함)으로 ‘소득․소비․재산’을 꼽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중에서 ‘소득’이 주(主) 세원(稅源)이고 나머지는 보조 세원에 불과하다. 소득이 많고 적음에 따라 그에 맞는 세금을 부과해야 공평하고 무리 없이 세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세금구조는 주 세원인 ‘소득’에 부과하는 소득세 비중은 낮고 보조 세원인 ‘소비’와 ‘재산’에 부과하는 소비세와 재산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한국조세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소득세 부담률이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세제를 가지고 양극화 해소와 저 출산 대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란 어렵다. 신용카드사용 활성화, 금융거래 투명화,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제도 폐지 등 소득파악 시스템을 정비해 ‘소득과세를 강화하고 소비와 재산에 부과되는 세금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세제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자영업자와 근로소득자의 50%가 세금 한 푼 안내는 과세미달자인 것도 문제다. 세금은 소득에 따라 공평하게 거두는 것이 원칙이고 국민이면 누구나 소득에 따라 얼마의 세금이라도 내는 것이 기본 의무다. 이제 저소득층에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세금 한 푼 안내는 과세미달자만 양산하는 소득공제확대정책을 지양해야 한다. 반면에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지 않고 10년째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의 상향조정, 연간 50만원에 머물고 있는 근로소득세액 공제액의 인상 등 현실과 괴리된 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

둘째, 효율적인 세제다. 정부 정책을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특정분야를 지원하는 ‘조세감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조세감면은 무려 140여 가지에 연간 세액이 18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세제운영에 있어 공평과 효율의 조화를 기하기 위해 방만한 조세감면을 줄인다는 방침인데 옳은 방향이다. 다만, 세계 각 국가가 ‘세금인하 경쟁(tax competition)’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해 법인세율을 경쟁국 수준보다 높지 않게 유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 기업과 개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과 연구개발(R & D)에 대한 세제지원은 늘려나가야 한다,

셋째, 중립적인 세제다. 조세가 국민의 경제활동에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부동산 취득․보유․양도에 이르는 전(全) 과정을 세금으로 옥죄는 참여정부 부동산세제는 조세가 시장에 과잉 개입한 대표적인 사례다. 투기억제 목적의 부동산세제는 부동산시장의 공급과 수요를 왜곡시켜 ‘부동산 버블’의 원인이 됐고, 기업과 가계의 경제활동을 비효율적으로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부동산가격은 양질의 주택공급, 적정한 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신축적 운영 등 시장원리에 맞는 수요와 공급 정책으로 푸는 것이 정도다. 정부가 부동산투기를 잡기 위해 도입한 60%에 달하는 양도세율, 거래가액의 4.6%에 이르는 거래세율, 소득 수준을 감안하지 않은 보유세는 조세원칙과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다. 또 부동산 세금의 과세표준이 시가수준으로 현실화되고 있는데도 세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이라는 참여정부 세제운영 기본 방향에도 어긋난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혁에서 부동산 거래세와 보유세의 세율을 경제상황과 납세자의 세 부담 능력을 감안해 현실에 맞게 하향 조정하기 바란다.
/ 2006.7.4. 동아일보, 오피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