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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대 세무사회장 선거를 보는 단상 | 박상근세무사, 경영학박사 | 17.07.06 | |
지난달 30일 끝난 백운찬 후보와 이창규 후보의 대결로 치러진 제30대 세무사회장 선거는 득표 상 이창규 후보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한국세무사회 선관위가 당선 무효를 의결하는 등 선거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에 이번 선거의 문제점과 시사점을 짚어본다.
첫째 이번 선거에서는 회장 당선을 원하는 ‘절박감’의 차이가 득표의 차이로 이어졌다. 이창규 후보는 2번의 낙선 끝에 3번째 도전이어서 절박감이 컸다. 이 후보 캠프 구성원들은 후보 본인은 물론 백운찬 후보로부터 팽 당한 19명의 전직 임원 중심으로 똘똘 뭉쳐 선거에 매달렸다. 반면 백 후보는 직전 선거에서 특정 세력의 지원 하에 비교적 쉽게 회장에 당선됐다. 세무사회장 선거의 속성을 온몸으로 체험하지 못한 백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을 과신한 나머지 선거캠프도 차리지 않은 안일한 자세로 선거에 임했다. 이것이 득표 상 뼈아픈 패인으로 이어졌다. 모든 세상일은 최선을 다해야 이뤄진다는 격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둘째, 선거 캠프 구성원의 ‘연령차이’다. 이 후보 캠프는 비교적 젊은 40~50대 세무사 위주인 반면, 백 후보는 현직 한국세무사회 임원 중심으로 선거를 치렀다. 이들의 주축은 국세청 고위직 출신의 60대 후반의 점잖은 세무사들이다. 이 후보 측은 연일 백 후보의 비리를 폭로하는 ‘마타도어’식 백병전에 나서고 있는데 백 후보 측은 순진하게도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후보 측의 막무가내 ‘마타도어’식 선거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번 선거는 ‘프로와 아미추어’의 대결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셋째, 백 후보는 재임기간 중 “소통과 통합’으로 반듯하고 당당한 세무사회를 만들겠습니다.”는 훌륭한 모토를 내세웠으나, 실제 회무에서는 회원과 소통이 부족했다. 매사에 원칙을 앞세운 점도 회원이 원하는 따뜻한 배려의 회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고위직 출신의 최대 약점인 ‘비관서 출신 세무사’와 ‘청년 세무사’들과의 소통과 스킨십이 많이 부족했다. 이와 반대로 이 후보는 특유의 미소와 친근감으로 청년 세무사들을 파고들었다. 넷째, 백 후보가 득표에 진 것은 무엇보다 재임기간 중에 뚜렷한 ‘회무성과’가 없었다는 점이다, 특히,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자동자격부여제도’ 폐지 실패가 ‘아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이 후보 측은 선거기간 내내 “고위직 출신을 회장으로 당선시켜주어서 얻은 게 무엇이 있느냐”면서 백 후보의 최대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이 작전은 이 후보가 큰 표 차이로 승리하는 견인차가 됐다. 매번 그랬지만 이번 선거 과정과 그 결과를 지켜본 대부분 한국세무사회 회원들의 마음은 착잡할 것이다. 세무사회 선거의 고질적 문제인 상호 비방이 이번 선거에선 유달리 심했다. 이 문제로 당선 무효 결정까지 나왔다. 세무사회의 수치이고 회원들의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남겼다. 한국세무사회 선거관리규정은 어느 단체의 그것보다 엄격하다 그런데도 이번 선거 과정에선 전혀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앞으로 한국세무사회 선거에선 회칙과 선거관리규정을 성실히 지키는 후보만 바보가 된다는 나쁜 선례를 남길 우려가 크다. 이번 선거에선 회원들이 짜증날 정도로 수많은 비방성 유인물이 쏟아졌다. 선거기간 중 FAX 문서 등 기타 유인물 배포는 명백히 선거관리규정 위반이다. 이제 선거는 끝났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에 대해 회칙과 규정에 따라 엄격하고 준엄한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 한국세무사회 선거가 회칙과 선거관리규정을 짓밟는 특정 세력에 의해 좌우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한국세무사회 회원들은 반듯하고 당당한 세무사회를 원한다. 법과 원칙이 지켜지고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며 정의가 살아 숨 쉬는 그런 세무사회를 꿈꾼다. 오늘의 회원들은 미래세대 세무사에게 반듯한 세무사회를 물려 줄 의무가 있다. 회칙과 규정을 위반하는 선거를 자행한 후보가 있다면 다소 희생을 치르더라도 제대로 짚고 넘어갈 일이다. 회원의 한 사람으로서 경고한다. 이러다간 세무사회가 풍비박산 나는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한국세무사회 임원과 원로, 회원들이 함께 이번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할 방안을 찾아야 하고, 세무사회를 이끄는 지도자라면 회(會)와 회원을 생각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선거관리위원회 결정에 승복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 2017.07.06. 조세일보, 칼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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