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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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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어려운데 나라 곳간만 넘쳐 박상근 세무사, 경영학박사 17.01.17
가계와 기업이 소득 감소로 힘들어하는 불황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세수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4년 만에 세수결손(세입이 목표치에 미달)에서 벗어났고, 지난해 1~11월 국세 수입은 206조6000억 원으로 2015년 같은 기간보다 24조3000억 원이 더 걷혔다. 그야말로 세수 대박으로서 나라 곳간만 넘쳐난다.

박근혜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를 외치면서, 한편으로는 세금을 더 걷기 위한 세제 정비를 꾸준히 해왔다. 그 대표적인 것이 근로소득자의 세금계산 시 적용되는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꾼 세법 개정이다. 이로 인해 고소득 근로자의 소득세 부담이 대폭 늘어났다. 여기에 세율까지 올렸다. 2014년에는 소득세 최고세율(38%)이 적용되는 대상을 3억 원 초과 소득에서 1억5000만 원 초과 소득으로 대폭 낮췄다. 사실상 세율 인상에 해당한다. 올해부터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40%로 2%포인트 인상했다.

또 정부는 비과세․ 감면 축소, 최저한세(기업이 감면을 받더라도 최소한 납부해야 하는 세금) 인상 등으로 대기업의 세 부담을 꾸준히 늘려왔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법인세부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노르웨이․호주․룩셈부르크에 이어 4번째로 높다.

중산서민층이 주로 부담하는 담뱃세도 대폭 늘렸다. 담뱃값이 인상된 2015년의 담뱃세 세수는 10조5340억 원으로 2014년 6조9372억 원에 비해 3조5968억 원(51.8%)이나 늘어났다.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효과는 미미하고 서민의 세 부담만 늘렸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국세청은 자체 구축한 통합전산망(TIS)을 활용해 법인세 또는 소득세 신고 때마다 ‘성실신고 안내’라는 명목으로 납세자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국세청의 성실신고 안내 자료를 받아 든 납세자는 지적된 사항을 신고에 반영해 세금을 더 내야 했다. 현행 국세청의 성실신고안내제도는 증세 목적의 사전 세무간섭 성격이 강하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민간 분야에 돈을 풀면서, 한편으로는 민간에 풀린 돈을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모순된 재정정책을 펼친 것이다. 이런 재정정책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인 소비와 투자를 줄여 성장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 작금의 경기침체 원인의 일정 부분은 잘못된 재정운영에 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예산을 400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로 편성했다. 불황으로 가계와 기업은 소비와 투자를 줄이고 있는데 정부는 민간으로부터 세금을 더 거둬 정부 조직을 확대하는 등 씀씀이를 늘리고 있다. 정부가 민간이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쓸 자금을 세금으로 거둬 이를 낭비하면 경제는 더욱 위축된다.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가계부채, 사회적 갈등 등 한국의 당면 과제 모두가 일자리와 연관돼 있다. 그런데 실업률은 1999년 실업 통계를 발표한 이래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청년(15~29세)실업률은 더 심각하다. 매년 대학을 졸업하는 청년의 절반이 바로 백수로 전락하는 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러니 ‘헬 조선’이라는 한탄이 나오는 것이다.

넘쳐나는 나라 곳간으로 복지를 늘리고, 기업과 부자를 홀대하는 포퓰리즘은 성장을 가로막고 일자리를 줄인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 정부가 세금으로 늘리는 일자리는 임시방편이고,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청년 실업자에게 나눠주는 돈은 진통제에 불과하다. 이런 재정 운영은 결과적으로 민생과 청년을 더욱 어렵게 한다.

세계 각국이 기업의 활력을 부추겨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는데 한국은 증세와 기업 옥죄기로 일자리 창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래선 대한민국의 미래와 희망이 없다. 감세와 규제완화로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내고, 민간의 창의와 자율을 바탕으로 ‘경제자유도’를 높이는 ‘시장경제주의’로 가야 한다. 이래야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창출되면서 가계 소득이 늘어나는 ‘경제의 선순환구조’가 정착된다.

/ 2017.01.17. 서울경제,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