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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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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 필요한 지도자 박상근 세무사, 경영학박사 16.11.10
지금 한국 정치가 실종됐다. 모든 것이 ‘최순실 국정 농단’ 블랙홀에 빠져들고 있다.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의 권위가 추락되어 령(令)이 서지 않고, 국회 기능도 멈췄다. 이 와중에 대선 후보들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국정 혼란을 부추기는 듯하다. 국민과 민생만 챙기겠다는 그 많은 여야 지도자들은 다 어디 갔는가?

대한민국 경제는 진통제로 연명하는 신세이고, 소득이 줄면서 1300조원의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계는 막다른 골목에 몰려 있다. 온 국민이 공황 상태다. 내수와 수출 부진을 겪고 있는 기업은 이미 받아 놓은 신용장마저 취소되는 등 정치적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피해를 당하고 있다. 기업 활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이 시점에 고대 이스라엘의 지혜로운 왕 '솔로몬‘이 생각난다. 하루는 솔로몬에게 여자 두 사람이 갓난아이 하나를 데리고 와서 서로 제 아이라고 주장하며 재판해 줄 것을 청하였다. 솔로몬은 여러 방면으로 조사를 해 보았으나 어떤 여자가 아기의 진짜 어머니인지를 알아낼 수가 없었다. 어떤 소유물의 임자가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둘로 갈라서 나누어 가지는 것이 유태인 전통이었다. 솔로몬은 선언했다. "그렇다면 관례대로 이 아이를 둘로 나누어서 반(半)씩 가지도록 하여라." 그러자 두 여자 중 한 여자가 미친 듯이 울부짖는 것이었다. "그렇게 할 바에는 차라리 아기를 저 여자에게 주어서 살게 하십시오!." 솔로몬은 침착하게 선언하였다. "그대야말로 저 아이의 진짜 어머니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 한국엔 ‘어머니 마음’을 가진 지도자는 없고 나라를 두 동강이 내려는 ‘짝통 지도자’만 득실거린다. 통합형 리더가 절실한 시점이다. 통합형 민주적 지도자는 적(敵)마저 포용하고 자신의 이념이나 노선에 어긋나는 집단을 통합으로 아우른다. 처칠과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정치적 적수를 포용해 대립의 정치를 상생의 정치로 이끌었다. 또 반원(反元)주의 이념으로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은 원나라 황제를 순제(順帝)로 우대하고 원나라 백성이던 몽골인을 발탁하고, 그들의 문화를 수용해 갈등을 최소화했다.
재선에 성공해 8년의 임기를 마치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대선 경쟁자였던 밋 롬니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재정절벽(fiscal cliff) 등 국정현안을 논의했고 주요 각료 자리에 야당 인사 임명을 추진했다. 오바마는 국정 현안이 있을 때마다 직접 의회 지도자를 설득하고 협조를 구했다. 그래서 임기를 마치는 현재도 그 지지율이 50%를 넘을 정도다. 우리와는 너무나 대비된다.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하고 여야 지도자들과 회담을 갖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진작 이렇게 국정을 운영했어야 했다. 이제 여야 지도자도 전제 조건 없이 영수회담에 응해야 한다. 이 자리에서 ‘책임 총리’ 등 모든 국정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 국정 안정이 시급한 이때 영수회담마저 거부하는 야권은 무얼 어쩌자는 것인가? 진정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지도자라면 더 이상 한국을 두 동강이로 가르는 국정 혼란을 부추겨선 안 된다. 애꿎은 국민만 더 힘들어진다. 유권자인 국민은 이번 기회에 과연 누가 한국을 이끌 진정한 통합의 지도자인지를 가려낼 것이다.

/ 2016.11.09. 헤럴드경제, 헤럴드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