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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길 VS 캐머런의 길 박상근 경영학박사 14.08.27
3개의 화살인 △양적완화 △재정확대 △성장전략으로 대표되는 아베노믹스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한다. 일본 경제가 장기간의 디플레이션에서 빠져 나왔고 20년간 장기침체를 겪으면서 사회에 만연한 무기력증을 걷어내는 데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노믹스의 또 다른 목표인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농업, 노동시장, 기업지배구조 개혁 등 구조 조정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구조 조정의 성공 여부가 아베노믹스의 관건이기 때문에 완전한 성공으로 보기엔 아직 이르다.

우리나라도 제2기 경제내각이 출범하면서 경기부양의 칼을 빼들었다. 가뜩이나 소비가 부진한데 세월호 참사 등으로 꺼져가는 경기에 불을 지피겠다는 의도다. 40조원이 넘는 재정을 풀어 가계소득을 늘리고 조세정책을 통해 기업소득이 가계소득으로 흐르도록 유도해 소비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경기부양책은 강도 차이만 있을 뿐 진통제 수준의 처방이라는 점은 마찬가지다. 구조적 문제를 고치지 않으면 경기부양 효과가 떨어지면서 다시 경기침체가 찾아온다. 그러므로 경기부양정책과 함께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가계부채, 경직된 노사관계 등 성장잠재력을 좀 먹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둬야한다.

한편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침체를 겪던 영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고 있다. 영국 경제는 올 2분기 성장률이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3.2%로 상향 조정하면서 영국 경제의 회생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경제 회복의 일등 공신은 2010년 총선에서 40대 초반 나이로 총리가 된 데이비드 캐머런의 과감한 ‘친 기업정책’이다. 영국 정부는 올 2월부터 규제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현재까지 800여개의 규제를 없앴다. 법인세 개혁도 이어졌다. 현재 선진국 최저수준(23%)인 법인세율을 내년부터 20%로 더 낮춘다. 또 영국에 본사를 두면 해외에서 발생한 매출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런 규제완화는 18개월간 60여개의 다국적기업이 영국으로 본사를 옮겼거나 옮길 예정이고, 5000개 일자리, 10억 파운드의 추가 세수를 일으키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긴축정책으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친 기업정책으로 투자를 이끌어내 일자리와 세수를 늘리는 것으로 경기 회복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 규제완화를 직접 챙기지만 오히려 규제건수가 늘어날 정도로 그 성과가 지지부진하다. 야당은 법인세율 인상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정부와 여당은 깎아 준 법인세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기업소득환류세제’로 기업을 옥죄는 등 기업경영환경을 악화시키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일본은 1990년대 자산가격 하락으로 인한 디플레에 근본적 구조개혁 없이 막대한 재정 투입으로 대응하다가 국가채무만 늘리고 잃어버린 20년을 보냈다. 우리나라도 저성장과 저물가 추세가 고착됨에 따라 일본식 디플레에 빠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 제2기 경제팀이 경기부양을 위해 아베의 길을 가려면 재정확대와 함께 ‘경제구조개혁’으로 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리고 규제완화, 노동시장의 유연화, 경쟁력 있는 법인세율 유지 등 캐머런의 길인 ‘친 기업정책’을 본받아야 한다.

/ 2014.08.27. 헤럴드경제, 헤럴드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