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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경기침체에 대비하자 | 박상근 경영학박사 | 13.09.17 | |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둔화 등 대외 충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구조적 요인에 의한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정부가 예상한 올해 성장률 2.7%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경제는 2011년(3.7%)과 2012년(2.0%)에 이어 3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이 이어지게 된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가계부채, 내수부진, 부동산 침체가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어 일본과 같은 구조적 경기침체가 진행될 개연성이 높다.
잠재성장률’이란 국가가 주어진 물적·인적·조직 자본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경우 1년 동안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실제 성장률은 물가상승 없이 잠재성장률을 뛰어넘을 수 없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가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는데, 경제가 성장하려면 먼저 기초 체력인 잠재성장률을 높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잠재성장률은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노동자 수’와 ‘생산성’에 의해 결정된다. 노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생산성이 증가할수록 올라가는 구조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2011년 기준 1.23명으로 세계 222개국 중 217위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하고, 고령화 속도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4년 뒤인 2017년에 생산가능인구가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하고, 2018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를 넘어 경제 활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앞으로 4∼5년이 우리 경제가 고도성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잠재성장률을 높이려면 출산과 고용을 늘려야 하고, 인재육성과 기술개발로 생산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출산과 고용을 늘리기 어려운 게 현실이고, 창의적인 인재육성과 혁신적인 기술개발은 당장 성과가 나지 않으면서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한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레리 페이지는 “이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기업도 성공하려면 창의와 혁신을 바탕으로 개발된 ‘신수종’으로 승부해야 한다. 기업이 인재와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하고 정부의 창조경제가 성공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성장의 원동력은 투자와 소비다. 그런데 대기업은 돈을 쌓아 둔 채 투자하지 않거나 높은 인건비와 강성 노조를 피해 해외로 떠나고, 중소기업과 가계는 투자와 소비할 돈이 없다. 대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더불어 중소기업, 가난한 자, 을(乙) 등 경제적 약자의 투자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세제와 공정거래법 등으로 ‘경제 3불(불균형·불공정·불합리)’을 바로잡아야 한다. 국내 주요 민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90년대 6% 중반이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최근 3%대 중후반까지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31년부터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 미만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으로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잠재성장률 하락을 막지 못하면 저성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런 구조적 경기침체는 대증적 요법으로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긴 호흡으로 출산율과 고용률을 높여 생산가능 인구를 늘리는 한편, 국가와 기업의 역량을 인재육성과 기술개발에 집중 투입해 개인과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2013.09.17. 세계일보,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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