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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파산 남의 일 아니다 | 박상근 경영학박사 | 13.08.24 | |
1960년대 미국 4대 도시이면서 최고의 국민소득을 올렸던 자동차 메카 디트로이트시(市)가 186억 달러(약 21조원)의 빚을 갚지 못해 지난 7월 18일 파산을 신청했다. 디트로이트는 고임금과 과다 복지에 길들여진 노조의 파업으로 자동차 공장이 떠나면서 기울기 시작했다. 디트로이트 파산은 한 때 잘나가던 도시도 기업과 사람, 돈이 떠나면 파산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우리나라도 대기업 중심으로 공장의 해외 탈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고임금과 과잉복지 요구, 경영 간섭 등 주로 강성 노조가 기업을 해외로 내몬다.
기업이 도시를 떠나면 사람도 떠난다. 1950년대 180만 명을 자랑하던 디트로이트 인구가 현재 70만으로 줄었다. 지난 60년간 60% 이상의 인구가 디트로이트를 떠난 셈이다. 남아 있는 16세 이상의 주민 중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금 우리 정부와 지자체도 저출산과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인구 감소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업과 사람이 떠나면 생산과 소비, 세수가 줄면서 도시가 유지되기 어렵다. 나라와 지자체의 명운이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 유치와 생산가능 인구 늘리기에 달렸다. 기업과 사람이 떠나는 국가나 도시는 미래가 없다. 이런 곳에는 돈이 모이지 않는다. 지난해 외국자본의 국내투자는 50억 달러에 불과한 반면 국내기업의 해외투자는 이의 4.7배인 236억 달러에 달했다. 삼성전자의 해외 인력은 작년에만 2만5000여명이 늘어 전체 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선 반면 국내 고용은 크게 늘지 않았다. 왜 기업과 사람이 우리나라를 떠나고 돈이 모이지 않는가? 디트로이트 파산을 반면교사 삼아 이에 대한 반성과 대책이 필요하다. 디트로이트시 예산은 2008년부터 매년 세수보다 세출이 1억 달러나 많았다. 이에 디트로이트는 시 운영비용과 공무원연금 등을 빚을 내 충당하다가 파산에 이르렀다. 재정자립도가 51.1%에 불과한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자체들도 비슷하다. 지난해 지방세 등 자체 조달 세입이 90조원에 불과한 지자체들은 이돈 보다 더 많은 100조원의 예산을 중앙정부 지원과 빚으로 조달했다. 일부 지자체는 빚을 내 수요 조사도 없이 수천억 원짜리 경전철을 놓는가 하면, 지역 축제나 선심성 사업에 돈을 쏟아 부었다. 호화판 청사를 짓는 지자체, 국제대회를 유치해 치르다가 빚을 진 지자체도 숱하다. 이런 방만한 예산 집행으로 2011년 기준 지방정부 채무는 28조원, 지방 공기업 부채가 72조원에 달하고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자체는 빚을 내 펑펑 쓰고 중앙정부가 국민의 혈세로 이를 메워주는 예산 구조는 무한정 지속될 수 없다.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결국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고 한국의 디트로이트가 속출할 것이다. 중앙정부 권한이면서 지자체의 재정자율권을 침해하는 ‘교부세와 보조금제도’를 없애는 게 선결과제다. 그리고 현재 총 조세의 20%에 불과한 지방세 비중을 지자체 재정이 독립할 수 있는 수준까지 높이고, 지자체 재정운영에 ‘독립채산제’를 도입 재정운영권을 중앙정부로부터 완전 독립시켜야한다. 이는 언젠가는 가야할 완전 지방자치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의 통폐합을 유도하고, 궁극적으로 지자체 파산제도를 도입해야 지자체장의 브레이크 없는 혈세 낭비를 막을 수 있다. /2013.08.23. 세계일보,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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