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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지향형 세제로 가자 박상근 경영학박사 13.07.08
저성장으로 세수가 줄어들고 있다. 이런 ‘저성장시대’에 세수 목표를 부풀리는 등 과거 고(高)성장시대 마인드로 재정을 운영하면 국가 채무가 증가하는 등 나라 살림의 주름살이 깊어진다. 적자국채 발행 규모를 줄이는 등 재정 운영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세수 추계와 국가 채무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4% 성장을 전제로 세입을 추계했다. 하지만 올 4월까지 세수는 작년보다 9조3521억 원이 덜 걷혔고, 연말까지 세입예산 대비 약 28조원이 펑크 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2%대로 예상되는 저성장이 주원인이다. 저성장시대에 예상 성장률을 높게 잡고 세입예산을 부풀려 재정 지출을 늘리면 세수부족분 충당 목적의 추경이 불가피하다. 이는 국가 채무 증가로 이어진다. 이렇게 되면 경제위기에 대응할 능력이 떨어지고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일본이 재정 운영을 이런 식으로 하다가 잃어버린 20년을 보냈고, 그리스는 디폴트 위기에 몰렸다.

둘째, 부풀린 세수 목표액을 세무조사 강화로 메우려 해선 안 된다. 세무조사로 들어오는 세수는 많아야 총 세수의 3%인 연 6조원 정도이고, 나머지 97%는 납세자가 자진 납부하는 금액이다. 세무조사의 속성은 민간 경제를 위축시키는 등 부작용이 큰데 비해 세수효과는 미미하다. 세무조사 본연의 목적은 변칙적인 부(富)의 대물림, 역외탈세, 고소득자의 지하경제를 이용한 탈세 적발에 중점을 두고 공평과세를 실현하는 데 있다.

셋째, 정부 스스로 선심성․ 낭비성 예산을 줄여야 한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매년 드러나는 낭비성 예산지출 사례만 봐도 많은 예산이 낭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부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면 위축된 경제는 더 어려워진다. 국회는 예결위를 상설기구로 전환하는 등 예산심의 기능을 강화해 예산 편성과 집행에 낭비가 없는지 꼼꼼히 따져주기 바란다.

넷째, 복지는 빈곤층에 대한 기초 생활의 확실한 보장 등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안(案)대로 부자를 포함한 65세 이상 전체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할 경우 2015년에 10조원, 2060년에는 273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여기에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에 대한 국고지원과 100세 시대에 급속히 늘어나는 의료복지를 감안할 때 연금과 의료복지가 재정을 파탄 내는 위험한 사태를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 본격적인 복지시대의 출발점에 서 있는 박근혜정부가 복지의 주춧돌을 잘 놓아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성장지향형 세제(稅制)로 가야 한다. 경제가 성장해야 일자리가 늘어나고 복지재원도 마련할 수 있다. 그런데 성장 동력인 투자와 소비가 날로 줄어드는 게 문제다. 특히 지난 10년간 우리 기업들의 국외 투자는 연평균 17% 늘었지만 국내 투자는 4% 증가에 그쳤다. 왜 기업과 돈이 한국을 떠나는가. 주된 원인은 높은 생산원가와 경직된 노사관계, 과다한 규제에 있다.

세금은 기업이 투자할 국가를 결정함에 있어 주요 고려 변수다. 연구개발(R&D)과 고용창출 기업 위주로 투자와 고용에 대한 세제지원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부자증세라는 정치적 잣대로 투자와 고용에 대한 세액공제를 줄이는 등 역주행하고 있다. 이런 조세환경에선 성장이 어렵고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 지금은 외국자본 유치에 도움이 되고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성장지향형 세제’ 구축이 절실한 시점이다.

/ 2013.07.08. 서울경제, 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