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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살리려면 규제 대못부터 뽑아라 박상근 경영학박사 13.03.29
현재 부동산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규제 대못은 크게 세 가지, 다주택자 양도세중과와 분양가상한제 그리고 높은 거래세율이다.

다주택자 양도세중과는 1세대 2주택자가 주택을 팔 때 50%, 1세대 3주택 이상자에게는 60%의 높은 세율로 양도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예컨대 3주택 이상자의 주택 양도소득 1억원에 66%(지방세 포함)의 중과세율을 적용하면 납부할 세금은 66백만원이다. 이 경우 정상세율(6~38%)을 적용하면 22백만원을 내면된다. 정상세율의 3배에 해당하는 세금은 ‘징벌적 벌금’이나 다름없다. 이런 세제 하에 누가 주택을 사고팔겠는가?

다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몰고, 소득금액이 아니라 주택 수에 따라 세금을 중과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를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중과를 폐지하면 민간 주택임대사업이 활성화돼 집 없는 서민의 고통인 전월세 값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양도세중과제도 폐지는 세제와 주택거래를 정상화하는 정책이지 부자의 세금을 줄여주는 부자대책이 아니다.

세제의 주목적은 공평하게 국가와 지자체의 재원을 확보하는 데 있다. 투기억제는 세제가 아니라 ‘주택수급과 금융정책’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굳이 세제 동원이 필요하다면 투기우려가 있는 지역에 한해 소득세법상 ‘탄력세율’ 41.8%(소득세 최고세율 38%+탄력가산세율 3.8%) 적용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동산시장이 과열된 시기에 도입된 투기억제 세제를 부동산시장 침체가 심각한 현재에도 그대로 유지할 이유가 없다.

분양가상한제는 원가를 규제해 시장가격을 통제한다는 발상부터가 잘못된 제도다.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내려도 미분양이 쌓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도 야당은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되면 건설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분양가를 올려 집값을 부추긴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딴지걸기’로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가로막고 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와 거래세(취득세․+양도소득세) 비중은 30:70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80:20)과 정반대다. 거래세를 내리고 보유세를 올려야 거래가 정상화 되고 지자체의 세수 부족분을 보전할 수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주택시장이 침체되면 4%인 취득세율을 내리는 임시방편적 대책으로 대응해 왔다. 이에 따라 취득세 감면시한이 끝날 때마다 감면 연장 여부를 둘러싸고 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지자체 세수 보전을 두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말 끝난 취득세 감면 연장 여부를 두고 올해도 이런 혼란은 어김없이 반복됐다.

취득세 법정세율(현행 4%)을 2%(1주택 취득자는 1%)로 내려 영구화하고, 국내총생산(GDP)의 0.82%에 불과한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국내총생산의 2~3%)으로 인상해야 높은 취득세율로 인한 혼란이 근본적으로 해결된다.

정부는 또 부동산 정상화 대책을 내놓는다고 한다. 부동시장에 박혀 있는 규제 대못을 그대로 두고 주택거래를 정상화한다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다. 손톱 밑 작은 가시를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민의 주거안정과 건설업 및 그 연관 산업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부동산시장의 규제 대못을 뽑는 일도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 2013.03.29. 세계일보,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