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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보육의 과제 | 박상근 경영학박사 | 13.01.18 | |
보육은 0~5세 영유아가 있는 2040세대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육은 사회적 문제이면서 나라의 동량을 키우는 국가적 과제다. 당연히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0~5세 영유아 1인당 월 10~39만 원 정도의 양육수당 또는 보육료를 지급하는 정책으로 정부의 책임이 끝난 것이 아니다.
보육이 성공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보육 현장에서 워킹맘들은 “보육료만 지원해 주면 뭣하나, 아이 맡길 데가 없는데” 라면서 불만을 터트린다. 보육료 지원으로 보육 수요는 급속도로 늘어나는데 보육시설이 이에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절름발이 보육정책’이 맞벌이를 비롯한 보육 수요자를 더욱 어렵게 하고 보육의 질을 떨어뜨린다. 현 보육정책은 연 8조4000억 원의 엄청난 세금을 쏟아 붓고도 욕먹는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보육료 지원과 함께 신뢰할 수 있는 보육 종사자가 운영하는 양질의 시설에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어야 한다. 이래야 보육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됐다고 할 수 있다. 보육이 성공하기 위한 최대 관건은 양질의 ‘보육시설 확충’에 있다. 국가와 지자체가 총 보육시설 대비 국공립 보육시설 30% 확충에 나서야 한다. 먼저 시·군·구청장이 관내 보육시설의 수요와 공급 실태를 파악한 후, 보육복지부 주관으로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에 관한 ‘로드맵’을 짜고, 이를 보육 수요자에게 공개할 것을 제안한다. 이래야 보육 수요자들이 시설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고, 불편을 참으며 기다릴 수 있다. 또한 자체 보육시설이 의무화돼 있는 은행과 대기업이 보육시설 건립에 소극적이다. 이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 양질의 보육시설 건립을 이끌어 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의 보육시설 건립과 운영에 대해 ‘금융․ 세제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프랑스는 ‘유아원과 기업 클럽’이라는 정책으로 중소기업까지 어린이집을 만들어 재정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출산율 2.0명, 25~49세 여성취업률 85%라는 괄목할 성과를 일궈냈다. 양질의 보육시설 확충과 함께 ‘우수 인력’을 확보해야 보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영유아보육법에 의해 보육시설 종사자의 자격 관리를 지금보다 강화하고,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관리로 자질을 높여나가야 한다. 올해부터 정부가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 예산을 편성했다. 진일보한 보육정책으로 평가할만하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보육교사의 처우 개선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한편 보육시설에 대한 당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감독 없이 보육이 발전하기 어렵다. 보육예산이 보육업무 종사자들의 쌈짓돈이 돼선 안 된다. 전면적 무상보육에 편승해 사익(私益)을 챙기는 ‘도덕적 해이’를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 특히, 보육교사 허위등록으로 인건비를 타내는 행위, 특별활동을 빙자한 보육료 인상 등 보육 수요 증가를 틈타 부당이득을 챙기는 행위를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올해부터 보육시설 운영자의 위법 사항을 공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다. 수요자 입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다. 이를 계기로 보건복지부와 지자체는 위법 사항을 포함한 각종 보육시설 정보를 보육 수요자에게 완벽하게 제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보육정보시스템’을 새로이 구축하기 바란다. 적기적소에 보육정보가 제공돼야 수요자의 정보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음은 물론, 보육시설에 대한 당국의 관심을 높일 수 있고, 시설 운양자간에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 자연스럽게 보육시설 운영이 개선되는 부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 2012.01.15. 헤럴드경제, 헤럴드 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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