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
---|---|---|---|
희망·신뢰의 정치를 보고 싶다. | 박상근 경영학박사 | 11.10.10 | |
서민들은 물가·가계 빚·전셋값 등 총체적 불안에 잠 못 들고 있는데, 정치권은 10.26. 서울시장 선거에 올인 중이다. 정기국회가 개회 중이지만 표를 얻기 위한 ‘복지’ 논쟁만 무성하고 경제위기 대책과 일자리 등 ‘민생’을 챙기는 의원은 드물다. 대내외적으로 경제가 불확실한 이때 불안하고 희망 없는 서민의 삶은 누가 챙기나.
올 들어 물가가 5%대로 급등, 서민들이 가만히 앉아서 월급이 깎이면서 적자 가구가 급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적자가구 비율은 30.5%로 셋집 중 한집 꼴로 적자 가계부를 쓴다. 이는 지난 2006년 1분기 이후 최고치다. 적자 가구들이 마이너스 대출을 쓰면서, 은행권 마이너스 대출 증가액은 지난 4월 2000억원, 5월 1조9000억원, 8월 1조3000억원 등 계속 늘어나고 있다. 최근 가계 빚이 900조원에 육박한데다, 대출금리가 잇따라 오르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이자비용이 지난 2분기에 7만4천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증가했다. 특히, 가계 소득에서 차지하는 이자 비중이 2분기에 2.3%를 기록해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래 가장 높았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소득 1~4분위(10분위 기준) 저소득층 가구 중 주택을 보유한 비중은 2008년 51.90%에서 지난해 46.86%로 5.04%포인트 줄었다. 반면 월세 비중은 24.31%에서 29.82%로 같은 기간 5.51%포인트 늘었다. 2008년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은 서민층이 자가에서 전세로, 다시 월세로 내몰리면서 ‘전세난민’ 신세가 됐다. 정부의 늑장 대응으로 전세대란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서민들은 2년마다 수천만원씩 오르는 전셋값 걱정과 집 주인의 월세 독촉에 오늘도 잠 못 들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의 재정위기로 촉발된 금융 불안이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국내 증시는 연일 폭락을 거듭하고, 환율은 급등세다. 8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급격하게 줄었고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품목의 수출마저 줄어들 조짐마저 보이고 있어 걱정스럽다. 서민들의 생활이 사방초가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선거에 올인한다고 표가 나오겠는가. ‘안철수 신드롬’과 ‘당적 없는 서울시장 후보의 약진’을 똑 바로 봐야 한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기성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신뢰를 잃은 데 있다. 서민들의 마음은 기성 정치권을 떠난 것 같다. 불안하고 대책 없는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서민들은 희망을 주고 신뢰를 받는 리더를 원한다. 서울시장 보선과 내년 총선·대선을 앞둔 정치인들이 서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카드는 단 한 가지, 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책을 내놓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 2011.10.10. 세계일보, 기고. |
- 이전글바람직한 세제개혁의 방향 18.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