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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제도 폐지하자 | 박상근 경영학박사 | 11.09.22 | |
1세대 2주택 이상 다주택자에게 높은 세율을 적용하고 장기 보유 특별공제를 해주지 않는 '양도세 중과제도'는 내년 말까지 시행이 유예돼 있다. 양도세 중과제도를 폐지하지 않을 경우 오는 2013년부터 이 제도가 부활하게 되는 불확실한 상태에 놓여 있다.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양도세 중과제도를 폐지해 정책의 불확실성을 없애주는 게 바람직하다.
집 없는 서민이 최대 피해자 다주택자에게 50% 또는 60% 세율로 과중한 세금을 매기면 세금 때문에 주택 매매가 이뤄지지 않는 '동결효과(Lock in effect)'가 발생한다. 양도세 중과제도의 부활을 예상하는 부자들이 집을 사지 않음에 따라 주택 매매시장이 침체되고 시장에 주택 공급이 줄어들면서 전셋값이 오르게 된다. 결국 집 없는 서민이 피해를 본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 주택시장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수도권 공장의 지방 이전을 어렵게 하는 등 기업활동까지 위축시킨다. 예컨대 수도권에서 제조업을 영위하는 법인이 원자재ㆍ인력 확보가 원활한 지방의 중소도시로 공장을 이전하고자 하는 경우 지방 토지소유자에게 60% 세율로 중과되는 과중한 양도세가 토지거래를 어렵게 한다. 양도세 중과제도가 기업활동 규제로 작용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임야ㆍ농지가 비사업용 토지에 포함돼 중과되는 농어촌지역의 토지거래를 어렵게 한다. 지역경제가 침체되고 지자체 세수가 감소, 해당 지자체의 사업 추진과 주민복지예산 집행도 차질을 빚게 된다. 양도세 중과로 지자체와 농어촌 주민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본다. 이 제도 폐지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나 있을까. 양도세 중과제도는 부동산 가격이 오르고 투기가 극심하던 참여정부 시절에 도입된 투기억제 세제다. 하지만 지금 부동산 시장은 부양이 필요할 정도로 침체돼 당시와는 사정이 달라졌다. 과거 부동산 가격 폭등기에 도입된 투기억제 목적의 낡은 세제를 그대로 유지할 이유가 없다.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는 세제를 현실에 맞게 정상화하는 것이지 부자감세가 아니다. 세계 각국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세금 낮추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주택 수가 많거나 비사업용 토지라 해서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나라는 없다. 부동산투기 소득이든 아니든 소득의 크기에 따라 누진세율(한국 6~35%)로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이 공평한 세제이고 세계적인 추세다. 이런 추세에 역행해 투기를 억제한다면서 우리만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50% 또는 60%의 징벌적 세율로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국내자본이 국외로 빠져나가고 외국자본이 들어오지 않는다. 투기는 수급·금융으로 풀어야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 반대론자들은 이 제도를 폐지할 경우 부동산투기 재발(再發)을 우려한다. 투기억제는 주택수급과 금융정책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굳이 세제 동원이 필요하다면 투기지역에 한해 현행 소득세법상 '탄력세율 45%(소득세 최고세율 35%+탄력가산세율 10%)' 적용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래야 전국적인 중과세율 적용으로 주택 공급과 거래가 위축되는 양도세 중과제도의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다. 전월세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양도세 중과제도로 인한 전셋값 상승과 농어촌지역 토지거래 위축은 경제적 약자인 집 없는 서민과 농어촌 주민의 민생과도 직결된 문제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세법 개정안에서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를 언급도 하지 않았다. 과연 이 정부가 민생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다루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정부와 국회는 집 없는 서민과 농어촌지역 주민들의 민생안정을 위해 하루빨리 양도세 중과제도 폐지에 나서주기 바란다. / 2011.09.22. 서울경제,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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