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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밥그릇은 누가 챙겨주나 | 박상근 경영학박사 | 11.04.11 | |
국회의원들은 공평하고 효율적인 법을 만들어 달라고 주권자인 국민이 뽑아 놓은 분들이다. 주인인 국민의 편에 서서 일해야 할 이들이 오히려 주인의 부담을 늘리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주객(主客)이 바뀌어도 유분수가 있지 이럴 수가 있나. 요즘 서민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국회는 지난해 2월 국회의원들의 봉급인 세비(歲費)를 인상하고 전직 의원들에게 평생 연금 형식으로 매달 120만원의 생계비를 지원하는 법률을 통과시킨바 있다. 연금은 현역의원도 그 직을 떠나면 자동적으로 나오게 된다. 연봉이 1억원이 넘고 평균 재산이 29억원인 국회의원들은 이것도 모자라 올해부터 가족수당과 자녀학비수당까지 가져갈 수 있는 규정을 마련했다. 지난달 국회는 청목회 로비 재판을 받고 있는 동료 의원 6명을 무죄로 만들어 주기 위해 쪼개기 후원금을 합법화하는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본회의 상정은 무산됐으나 소관 상임위원에선 통과시켰다. 또한 최근 여야의원 22명은 선거범죄로 인한 당선무효 기준을 현행 벌금 100만원 이상에서 300만원 이상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회의원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는 끝이 없다. 제 밥그릇 챙기기엔 법조계도 가세했다. 국회는 최근 상장 대기업들이 의무적으로 변호사나 법학교수를 ‘준법지원인’으로 채용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대기업들이 고위 공무원 출신의 낙하산 감사 ․ 사외이사에 이어 법조계 밥그릇까지 챙겨주게 생겼다. 서민들은 양극화로 소득이 줄고, 937조원의 빚더미에 이자 부담, 치솟는 물가와 전월셋값 등으로 사면초가에 몰려 있고, 일자리를 못 구한 청년들은 결혼마저 미루면서 희망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을 보듬고 희망을 줘야 할 국회의원․법조계 등 힘 있는 사회지도층이 제 밥그릇 챙기기에 몰두하면 힘없는 서민들과 희망 잃은 청년들의 설 자리는 어디인가. 국민들 마음속의 18대 국회는 정쟁만 했지 제대로 한 일이 없는 최악의 국회로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 여기에 제 밥그릇 챙기기까지 더해지면 다음 선거에서 최악의 결과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우리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인도의 간디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게 정치”라고 했다. 늦었지만 4월 임시국회부터라도 민생을 챙기는 국회가 되길 기대한다. / 2011.04.11. 중앙일보, 세설(世說)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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