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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 새는 국가 R&D 예산 바로잡아야 | 박상근 경영학박사 | 10.09.14 | |
경제위기 속에서도 우리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이유는 환율효과뿐만 아니라 탄탄한 기술력 때문이다. 국내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40나노급 D램 제품을 개발한 데 이어 2기가 D램 양산을 시작했고, 세계에서 가장 얇은 40인치 LED TV패널을 개발했다. LG는 올해 R&D에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사상 최대 3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기아차는 2013년까지 하이브리드카,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도 R&D 투자에 대한 지원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기업의 R&D 투자에 대해 영구적으로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의 법제화를 의회에 요청키로 했다고 한다(7일자 A16면). 이렇게 된다면 향후 10년간 총 1000억달러의 감세 혜택이 기업에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R&D 예산관리는 엉망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다.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작성한 국가 R&D예산 집행실태를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한국연구재단,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13개 국가 R&D 전문기관들이 2007년부터 올해 5월까지 이미 지원된 연구비 6577억원에 대해 전액회수 등 제재조치를 취했다. 이 기간 중 R&D 연구과제 수행 도중 연구비 횡령·유용 행위가 적발돼 전액회수 조치가 내려진 경우가 총 37건(916억5000만원)에 달했고 연구비 부정집행 등이 적발된 사례도 594건이나 된다. 또한 우리나라의 R&D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도 경쟁국에 비해 부족하다. 일본·프랑스·영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의 R&D 투자 총액 대비 세액공제율은 평균 8~12%에 이른다. 반면 우리나라의 세액공제율은 3~6%로 경쟁국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리 기업이 만든 제품이 경쟁력이 있어 세계시장으로 팔려나가야 기업이 성장하고 일자리가 생긴다. 기업의 경쟁력은 R&D 투자와 직결돼 있다. 정부는 R&D 예산을 방만하게 쓰는 정부출연연구소의 구조조정을 민간에 맡기지 말고 직접 나서야 하고 줄줄 새고 있는 R&D 예산의 감시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R&D 투자 관련 세액공제율을 경쟁국 수준인 8~12%로 높여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세제개편도 꼭 필요하다. / 2010.09.14. 조선일보, 편집자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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