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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기업의 공통된 DNA 4가지 | 박상근 경영학 박사 | 10.05.06 | |||||||||||||||||||||
국내외선 하루에도 수많은 기업이 생기고 없어진다. 학계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기업의 평균 수명은 30년 정도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기업이 30년 후에 도태되지 아니하고 대(代)를 이어 가업(家業)으로 영위되는 성공한 기업도 많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두산은 100년, 미국의 듀폰은 200년이 넘는 장수기업이자 성공한 기업이다. 이와 같이 장수하면서 성공한 기업은 경영자의 남다른 경영철학, 독보적인 기술력 또는 소비자의 욕구에 발 빠른 대처 등 특유의 성공 DNA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필자는 이글에서 장수하면서 성공한 기업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경영 요소(DNA)를 나름대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첫째 요소(DNA)는 ‘변화경영’이다. 오늘날 국내외 기업들은 끊임없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서 뒤처지면 그 기업은 도태된다. 세계적인 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그룹의 경영방침에는 이건희 전회장의 “마누라 말고 다 바꿔라”는 변화경영이 자리하고 있다. 변화는 기업에게 희망과 기회를 주기도 하지만 잘못될 경우 절망과 멸망을 가져 다 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인들은 시대의 흐름을 잘 간파하고 그 흐름에 맞춰 기업을 변화시켜야 한다. 세계 최초로 컬러텔레비전 기술을 개발한 회사는 미국의 RCA라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현재 이 회사를 기억하는 사람은 전문가를 빼고는 거의 없다. 이것은 이 회사가 세계 최초라는 컬러텔레비전 기술만을 믿고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도 변화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태한 기업과 끊임없는 변화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의 예는 국내에도 수 없이 많다. 필자는 변화가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한 사례로 삼성일가가 경영주인 ‘새한미디어와 제일모직’을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에서 비디오하면 새한미디어를 떠올리는 시기가 있었다. 삼성그룹에서 독립한 새한그룹은 1995년 제일합섬을 통합해 재계 27위로 부상했다. 당시 새한그룹은 새한콘크리트, 새한종합개발, 새한이동통신(충북지역서비스), 디지털미디어 등 7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리틀 삼성’으로 불리며 승승장구했다. 그러한 새한미디어는 변화하지 않고 카세트테이프가 1위라는 것에 안주했다. 즉, 시대의 흐름을 간파하지 못하고 관료주의에 빠진 것이다. 1967년 설립된 새한미디어는 2000.10월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기업 매각을 추진 중이나 매각이 거듭 불발돼 현재 5번째 매각을 시도 중에 있다. 새한미디어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856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이 43억원에 이르는 등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2008년에는 매출 1147억원, 영업손실 139억원을 나타냈다. 제일모직은 1954년 삼성의 모태기업으로 출발했다. 직물전문회사로 출발한 제일모직은 10년마다 변신을 거듭했다. 1970년대 패션사업, 1990년대에는 캐미칼사업, 2000년대에는 전자재료사업에 진출했다. 패션사업은 직물사업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와 품질, 디자인 경쟁력 등을 결합해 토탈 패션기업으로 성장했다. 빈폴, 갤럭시, 로가디스, 앰비오, 후부, 구호 등의 브랜드를 꾸준히 전개 중이다. 캐미칼 부문은 ABS, PS, Engineering Plastics 등의 합성수지사업을 시작으로 현재 고기능 합성수지인 모니터용 난연 ABS와 냉장고용 압출 ABS 수지는 세계 최고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봉지재 EMC 개발로 시작된 제일모직의 전자재료사업은 2002년 구미에 IT생산단지를 준공해 2차전지용 전해액, 전자파폐재인 EMS, LCD용 CR, 반도체용 CMP Slurry 등을 양산하면서 본격적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2007년 3월 코스닥상장기업인 에이스디즈지텍을 인수해 LCD패널의 핵심소재인 편광필름사업을 시작하였고, 이를 통해 신수종사업의 본격적인 확대 및 차세대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기반을 강화했다. 올해로 창립 56주년을 맞은 제일모직은 2008년 매출 3조 7278억원, 영업이익이 2402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을 지속해 오고 있다. 황백 제일모직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동안 제일모직은 10년 주기의 기업변신으로 오늘까지 지속성장을 이뤄왔다”면서 “이제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면서 차원이 다른 제2의 기업변신을 이뤄야한다”고 변화경영을 강조했다. 둘째 요소(DNA)는 ‘윤리경영’이다. 윤리경영(moral management)이란 경영활동의 규범적 기준을 사회의 윤리적 가치체계에 두는 경영 방식을 뜻한다. 기업윤리에 대한 입장에 따라 경영방식을 구분할 수 있는데 첫째, 비윤리경영(immoral management)으로서 이윤추구를 위해서는 기업윤리는 물론 법과 제도마저 장애물로 간주하는 전근대적 경영방식으로 이제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다음으로 초윤리경영(amoral management)으로서 경영과 윤리를 별개의 영역으로 인식하여 합법적인 테두리 내에서는 어떠한 행동을 해도 좋다는 입장을 취하는 경영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윤리경영(moral management)으로서 기업이 적법성 여부만이 아니라 입법의 취지, 사회통념까지 감안하여 기업윤리를 추구하는 경영방식이다. □ 경영방식 비교
우리 국민들은 두산그룹의 자회사가 낙동강을 오염시킨 페놀방류사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윤리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된 사건이었다. 최근 삼성과 현대자동차의 탈법과 불법 기업승계 문제가 불거져 기업주와 기업의 이미지가 심각하게 손상됐다. 미국 엔론사는 분식회계가 드러나 문을 닫았다. 법을 지키지 않는 기업은 하루아침에 망할 수 있다. 그래서 성공한 기업은 법과 제도 내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윤리경영을 실천해 오고 있다. 여기서 윤리경영이라 함은 ‘경제적 책임+법적책임+윤리적 책임(사회적 책임)’을 뜻한다. 20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듀폰은 임직원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법을 어기면 해고한다. 김동수 듀폰 고문은 국내 모 일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듀폰 대만공장장이 나라에서 지정한 폐수의 기준보다 폐수량이 올라간 것을 알고도 계속 가동한 사실이 본사에 알려져 그날로 해고됐다”면서 “회사에 불리하더라도 법을 지켜야 하는 것이 듀폰의 경영방침이기 때문에 해고된 것”이라면서 윤리경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경영자였으며 지금은 사회공헌활동가(Philanthropist)로 새로이 출발한 빌 게이츠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장에 기반을 둔 사회변화’라고 주장하면서 인간이 지닌 자기이익 실현 본성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려는 이타주의의 본성을 훌륭하게 결합하는 창조적 자본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즉, 시장에 기반을 둔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며, 그 이익의 일부를 사회적 불균형 해소에 사용하고, 이러한 사회적 공헌을 일반 사람들이 인정해 기업의 명성을 높게 생각하고 기업 발전을 돕는 ‘선순환의 자본주의’를 주창한다. 현재 우리 사회의 모든 계층이 동의하는 과제는 나날이 심각해지는 ‘환경오염’과 세계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일자리 창출’일 것이다. 앞으로 기업은 이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하거나 기부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업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회와 성장의 기반인 고객이 당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를 외면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요소(DNA)는 ‘가치창조경영’이다. 가치창조경영(value-based management: VBM)은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먼저 기업측면에서 가치창조경영이란 기업의 궁극적 목표를 기업가치 극대화에 두고 기업의 각종 의사결정이나 부문의 목표와 성과를 가치로 측정하며, 이러한 가치를 기준으로 기업의 각종 의사결정이나 경영계획, 경영관리를 행함으로써 기업 전체의 가치를 제고하고자 하는 경영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가치창조경영(VBM)이란 가치를 기본으로 기업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에 근거한 분석적 기술을 적용하며, 기업의 의사결정의 초점을 가치창출에 집중함으로써 기업의 전체적 가치를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경영의 접근법을 의미한다. 여기서 기업가치란 기업이 소유한 유형의 자산뿐만 아니라 영업권, 기술력과 같이 그 형태는 없으나 기업의 수익력에 공헌하는 무형의 자산이 포함된다. 이러한 총자산가치는 결국 채권자와 주주에게 귀속된다. 이 중 채권자의 지분은 대체적으로 사전에 확정되는 것이 보통이며 현실적으로 변동이 심하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기업가치의 변동은 주로 자기자본 가치에 반영된다고 할 수 있다. 자기자본 가치는 자본시장에서 주가(株價)로서 평가된다. 따라서 가치창조경영이란 자기자본가치 혹은 주가를 극대화하는 경영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고객측면에서 가치창조경영이다. 고객이 있어야 기업이 존립할 수 있다. 기업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좋은 품질에 값싸게 제공해야 성장하면서 장수할 수 있다. 역사상 수많은 기업과 개인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인류발전과 기업성장에 기여했다. 예컨대 듀폰의 나일론, 알렉 샌더 그래험 벨의 전화기, 미국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영국의 발명가 세실 무쓰의 진공청소기, 미국 코닝사의 나노 구조 광섬유 등이 그것이다. 창조된 가치는 인류의 생활을 풍요롭게 했음은 물론 해당 기업과 개인에게 엄청난 부와 명예를 안겨줬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올해 초 신임 임원들에게 ‘신의와 가치창조, 그리고 배려’를 경영자의 3대 자세로 꼽으며 이를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경영자에게는 신의(信義)가 생명”이라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했으면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기업의 존립 목적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를 제대로 수행했을 때 비로소 좋은 경영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면서 “고객과 사회, 그리고 인류를 위한 남다른 가치창조에 힘써 달라”고 가치창조경영을 강조했다. 넷째 요소(DNA)는 ‘인재경영’이다. 기업의 변화, 윤리경영, 가치창조 경영의 주체는 사람이다. 사람이 기업의 성장과 생명을 결정한다. 이는 우수한 인재가 기업을 혁신하고 신수종(新樹種)을 개발하는 주역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창립자 고 이병철 회장이 ‘인재제일주의’를 기업경영의 최우선에 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후계자인 이건희 전(前) 회장도 마찬가지다. 이 전 회장은 회장 재임 당시 임원들에게 “세계 어디든지 가리지 않고 가서 인재를 확보하라”면서 인재확보 실적을 임원 인사고과에 반영할 정도로 인재확보에 전력투구 했다. 삼성전자 CEO 12년을 역임한 윤종웅 동사(同社)고문은 삼성전자가 세계 일류기업에 오른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우수한 인재를 많이 채용한 점을 꼽았다. 삼성전자의 인재채용 규모와 그 질을 보면 인재가 기업의 성장과 생명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에는 박사가 3600명 정도 있다. 서울대 공대 교수들이 300여 명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10배가 넘는다. 해외 경영대학원(MBA) 출신도 500명 있다. 주로 미국에서 학위를 받고 글로벌기업에서 10년 정도 근무한 사람들이다. 인재를 불러 모으니 기술개발이 빨라졌고 마케팅 능력이 향상됐으며, 이것이 기업의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사단법인 국세동우회 발간, 회원광장, 2010.5월호(통권 제10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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