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
---|---|---|---|
부동산정책 어디로 가야하나 | 박상근 경영학박사 | 09.06.12 | |
최근 서울 강남과 수도권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거래량이 늘어나고 청약과열 조짐이 나타나면서 집값이 불안해지고 있다. 부동산투기는 망국병이다. 우리경제가 부동산 때문에 입은 피해가 너무나 크다. 어떤 경우에도 부동산가격이 버블(Bubble)로 가는 상황은 막아야한다.
현재 시중에 풀린 부동자금(浮動資金)이 800조원에 달한다. 엄청난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려 정부의 규제완화와 맞물릴 경우 집값과 땅값이 오를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부동산가격 상승은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하고 제품과 서비스 생산원가를 높여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부동산시장 불안으로 한국은행이 ‘유동성 환수’에 나설 경우 나라경제 운영기반이 뿌리 채 흔들릴 수 있다. 역대 정부는 부동산시장에 대해 규제강화와 완화를 반복하는 ‘냉온탕식 정책‘을 써왔다. 이러한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부동산시장을 왜곡시켜 경제발전에 많은 부작용을 야기했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평가다. 현 정부는 출범한지 1년 남짓 만에 건설․부동산 경기를 살린다면서 종합부동산세․양도세완화, 전매제한완화, 재건축․재개발 규제완화로 부동산투기를 막을 법적․제도적 빗장을 거의 모두 풀었다.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이것이 부동산투기를 부추겨 경제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일부지역에 투기조짐이 있다고 해서 과거 정부와 같이 ‘전국적이고 무차별적인 거래규제와 세금강화에 나서는 우(愚)’를 범해선 안 된다. 이는 빈대를 잡기위해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다. 역대 정부가 부동산투기를 잡겠다면서 세제와 규제를 무차별적으로 강화한 결과가 어떻게 됐는가? 부동산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왜곡시켜 부동산가격이 폭락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특히 지방의 부동산이 타격을 입었다. 현 정부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기 바란다. 부동산투기에는 세금이 아닌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는 ‘주택과 금융 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수요자가 원하는 지역에 필요한 주택의 적기공급과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투기자금의 차단이 기본적인 투기억제정책이 돼야한다. 이런 기준에서 볼 때 현행법상 가장 유효한 투기억제수단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지정제도를 국지적․신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지정으로 투기의 전조前兆)인 청약과열과 무질서한 전매를 막을 수 있고 투기소득을 세금으로 환수할 수 있다. 또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선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적용되기 때문에 투기의 원천인 부동자금(浮動資金)의 투기자금화를 억제하는 장점도 있다. 부동산투기억제대책은 전국적이고 무차별적인 냉온탕식 정책을 지양하면서 투기조짐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신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이 경제에 주름살을 줄이면서 효율적으로 부동산투기를 잡을 수 있는 정책이다. / 2009.06.12. 헤럴드경제, 헤럴드포럼 |
- 이전글바람직한 세제개혁의 방향 18.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