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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의 칼럼

제목 작성자 작성일
전략적 수임업체 관리 박상근 04.07.07
현재 세무사업계는 개업자수의 증가로 인한 수임업체의 감소, 경기침체로 인한 미수금의 누적, 경력직원의 부족으로 인한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다.
 
이와 같이 어려운 환경에서 세무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세무사들은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무소 운영을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하여 많은 노력과 연구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세무사사무소 운영의 주체인 세무사들은 나름대로의 방식에 따라 성공적으로 사무소를 잘 운영하는 세무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는 현재 8년째 세무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개업초기에 비하여 여러가지 측면에서 사무소운영이 점점 어려워짐을 느낀다. 세무사사무소를 운영하는 것도 경영이기 때문에 사람과 돈관리가 중요하다. 세무사를 중심으로 직원과 거래처가 있고 직원으로부터는 근로제공을 받고 임금을 지급하며 거래처에는 세무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보수를 받는다. 따라서 세무사사무소를 운영함에 있어서도 경영의 기본요소인 직원관리, 고객관리, 노무관리, 수금관리 등이 중요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이 글에서 세무사사무소운영의 기본요소중의 하나인 거래처관리에 한정하여 지금까지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하고자 한다.
 
기존거래처를 어느정도 확보하고 있는 세무사들은 무엇보다 거래처와의 관계설정에서 새로운 자세와 대응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많은 세무사들이 기존 거래처를 유지․관리하기보다는 신규거래처를 확보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세무사들이 기존거래처가 어떠한 불편을 느끼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고, 기존 거래처 직원들이 세무사사무소에 대해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또한 세무사사무소직원들이 기존거래처에 세무지도를 잘 하고 있는지 등 사후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새로운 고객을 찾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친구와의 관계에 비유하면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데 정신이 팔려 오랜 친구들에 대한 관심을 끊은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만약 절친한 친구가 결별을 선언한다면 상대방은 엄청난 심리적 충격을 받을 것이다. 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고통스러운 반성과 개선을 시도할 것이다. 그러나 충성도가 높았던 거래처가 세무사사무소를 등지게 되었을 때 과연 이를 인지하고 절친한 친구가 결별을 선언했을 때와 같이 뼈아프게 반성하는 세무사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기존 거래처를 성공적으로 유지․관리하기 위해서는 네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기존거래처가 현재의 세무사사무소는 다른 어떤 세무사사무소보다 세무에 대한 욕구를 효과적으로 충족시켜주고 있다는 인식(awareness)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둘째, 세무사의 능력과 직원의 실력 등 세무사사무소에 대한 철저한 신뢰(trust), 즉 현재 거래하고 있는 세무사사무소는 모든 세무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므로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러므로 세무사는 세무․회계․법률에 관한 지식을 갖추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하고 거래처관리에 필요한 직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필요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직원의 실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셋째, 현재 거래하고 있는 세무사사무소의 세무사와 직원에 대해 거래처가 느끼는 정적인 유대관계(emotional bonding)다. 거래처가 세무사사무소에 대해 정감을 느끼고 애정을 지녀야 한다는 말이다. 거래처는 자기가 지불하는 보수에 상응하는 세무서비스를 적기에 제공받고 있다고 느낄 때에 제때에 보수를 납부하고 현재의 거래관계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생각을 갖는다.
 
넷째, 선택과 집중이다. 다양한 거래처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원활한 세무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고 직원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건비 등 세무관리비가 많이 든다. 그러므로 거래처수가 관리가능하고 업종수가 단순한 것이 좋다. 기존거래처에 질 높은 토털(total)서비스를 집중적으로 제공하고 그에 따른 보수를 제대로 받는 것이 거래처관리의 효율성과 부가가치측면에서 월등히 유리하다. 왜냐하면 신규개업세무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규거래처를 확보하는데 필요이상의 역량을 집중하게 되면 기존거래처의 이탈과 신규거래처의 확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이는 세무관리비를 증가시켜 세무사사무소의 수지(收支)를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신규고객창출비용이 기존 고객의 유지비용보다 10배 이상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무사사무소 운영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정상을 정복하기도 어렵지만 정상에 이른 사람이 이를 수성(守成)하기란 더욱 어렵다는 말이 세무사사무소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이러한 네 가지 요건을 잘 충족시켜야 기존거래처는 다른 세무사사무소로 옮길 생각을 하지 않고 오랫동안 거래를 유지하게 된다. 동시에 기존거래처의 성공적인 관리는 신규고객을 확보하는 데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왜냐하면 기존거래처의 관리가 잘되면 호의적인 구전(口傳:입소문)을 유발하며 이것은 곧 신규거래처 확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나아가 기존거래처에 대해 관리를 잘 해주면 기존거래처는 그들의 친지, 동료, 이웃 등의 신규거래처를 소개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것은 마치 믿음과 정을 바탕으로 돈독한 관계를 맺은 친구를 통해 새로운 사람을 알게 되고 그 사람들과 또다른 친구를 사귀게 되는 현상에 비유할 수 있다.
 
이 같은 선순환이 이루어지려면 위에서 언급한 네가지 요건을 얼마나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느냐를 철저히 점검하는 작업(feed back)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점검작업은 누가 무슨 이유로 우리 사무소를 떠나는가 하는 `이탈 거래처'를 분석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기존거래처가 무슨 이유로 우리 사무소를 떠나는가에 대한 분석은 장차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재난을 사전에 방지하는 중요한 정보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경력세무사에 대한 교육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존거래처 관리에 70%의 노력을 기울이고 신규거래처 확보에 30%의 노력을 배분할 것을 주문해 왔다. 이것이야말로 신규개업세무사에게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되고 개업세무사 상호간에는 수임료 덤핑이 줄어들어 세무사업계가 상생(相生)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나만이 잘되기 위해 수임료 덤핑으로 다른 세무사의 거래처를 빼앗아 오는 행위는 스스로 우리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행위이며 장기적으로 업계의 질서를 깨뜨려 다같이 망하는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요즘 자주 언급되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 고객관계관리)을 세무사사무소에 적용해 보면 세무사사무소의 성공여부는 세무사 각자가 이탈 거래처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를 바탕으로 앞서 밝힌 네가지 요건을 제대로 충족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2002. 2. 28. 고시회신문 제6호, 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