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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하려면 | 박상근 경영학박사 | 08.01.22 | |
정부는 최적의 경영․생활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경쟁 가능한 공항․항만지역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 개발하고 있다. 공단조성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부산 강서구와 경남 진해시를 아우르고 동북아진출의 거점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그 규모는 3,171만평 부지에 사업비 10조2,160억원이 투입되고 오는 2020년 완공될 예정이다.
기업은 물론이고 공공단체를 비롯한 경제주체가 벌이는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쟁상대방과 차별화해야 한다. 경제자유구역조성사업도 마찬가지다. 다행히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주변지역은 자동차․조선․기계산업이 활발하다. 그러므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은 이러한 산업을 ‘클러스터(cluster)’로 차별화하는 전략에서 찾아야 한다. 클러스터란 비슷한 업종의 다른 기능을 가진 기업과 기관들이 일정지역에 모여 있는 것을 말한다. 즉, 연구개발기능을 담당하는 대학과 연구소, 생산기능을 담당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지원기능을 담당하는 벤처캐피탈과 컨설팅회사 등이 한 곳에 모여 있어야 한다. 그래야 클러스터가 정보와 지식의 공유를 통한 시너지효과(synergy effect), 관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혁신이 중요한 지식기반시대에 지역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선진국들은 1990년대 초부터 경쟁력강화전략으로 클러스터를 적극 육성해 성공한 사례가 많지만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하지만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선박․자동차․기계산업의 클러스터로 특화하는 전략은 구역 내에 물류산업단지가 있고, 이들 산업에 대한 우리 기술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200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선박 건조량은 1,023만7,000CG/T로서 세계 1위, 자동차 생산량은 369만9,000대로서 세계 5위에 올랐다. 이러한 이점은 관련 인력과 자금을 모으는데 상당한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는 경쟁력 있는 선박과 자동차의 완제품수출이 꾸준히 늘어 경제성장(GDP)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부품소재산업의 기술이 열악하기 때문에 핵심부품을 일본 등 해외에서 조달한다. 이로 인해 완제품수출대금의 대부분이 해외 부품대금으로 빠져나가 수출이 늘어도 일자리와 실질국민소득(GNI)이 비례해서 늘지 않는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선박․자동차․기계산업의 클러스터로 조성하는 방안은 이러한 속빈강정수출을 해결하고 일자리를 늘려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우리는 타국의 성공 사례를 본 받아야 한다. 외국에선 지역과 공단이 특정산업의 클러스터로 발전해 외자유치와 성장에 성공한 사례가 많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그 중에서 세계 최강의 자동차클러스터 ‘토요타시’와 성공 클러스터의 원형인 ‘실리콘벨리’를 성공사례로 집중분석,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사항은 성공한 클러스터는 모두 지역주민, 지자체, 대학, 연구소를 비롯한 주변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면서 상생전략을 모색했다는 점이다. 일본의 토요타자동차,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벨리도 마찬가지다. 공업단지와 지역사회가 상생전략으로 성공한 가까운 예로는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와 달리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경북 구미시의 국가공단을 들 수 있다. 구미 국가공단은 도시여건에 맞게 전자․통신산업을 특화하고 주민과 지방자치단체가 상호 협력하여 기존 기업을 붙드는 한편 새로운 기업과 외자를 유치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앞으로 국내외의 다른 경제자유구역과 경쟁할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세계에서 자동차․선박․기계산업을 경영하기에 가장 좋은 여건을 갖춘 클러스터로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돼야 한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이러한 브랜드화 전략에 성공한다면 경제자유구역의 성공조건인 자금과 기업유치는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2008.1.22. 헤렬드경제, 헤럴드 포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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