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성공 동반자

성공하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세무사 박상근 사무소가 함께합니다.

세무사의 칼럼

제목 작성자 작성일
세무사회 리더의 조건 박상근 경영학박사 07.01.30
세무사회가 올해로 창립 45주년을 맞았다. ’62년 회원 131명으로 출발한 세무사회는 장년기에 접어들면서 회원이 7000여명으로 늘어났고, 회원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세무전문인으로 활동하는 괄목할 성장을 이뤄냈다. 이에 따라 세무사회는 누구나 인정하는 세무전문가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성과는 그동안 회원과 회직자가 합심해 노력한 결과로써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러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세무사회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세무사제도는 아직도 불완전한 상태에 놓여있고, 세무사만이 할 수 있는 고유 업무가 없기 때문에 회원들의 수입은 날로 줄어들어 과거 어느 때보다 큰 어려움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

조직과 예산 운영방식도 45년 전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세무사회는 어린아이 때 입던 옷을 장년이 된 지금도 그대로 입고 있는 모습이고, 집안 곳곳이 비가 새고 있는데도 고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세무사회는 회원이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지 못하고, 회원의 만족도는 바닥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세무사회는 앞으로 2년 동안 회를 이끌 회장과 부회장 3명, 윤리위원장, 그리고 감사 2명 등 임원을 선출하는 선거의 계절을 앞두고 있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지만 세무사회도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다. 특히, 세무사회는 그동안 회장의 ‘열정과 리더십’에 따라 발전과 퇴보를 거듭해 왔다. 그러므로 앞으로 2년 동안 세무사회를 이끌 리더를 잘 뽑는 것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회원의 권익을 신장 시킬 수 있는 관건이다.

그러면 세무사회를 이끌 리더가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 세무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는 ‘열정’ 그리고 ‘화합과 통합’ 나아가 ‘신뢰’와 ‘따뜻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 세무사회는 열정을 가진 리더가 이끌어야 한다.= ‘열정’은 이 시대의 주요 키워드 중의 하나다. 비즈니스 세계에선 더욱 그렇다. 이제 세무사회를 이끌 리더도 열정과 비즈니스 마인드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다. 지난해 9월 방한한 세계적인 경영학자 톰 피터스는 “시스템이나 전략보다는 사람과 열정이 초우량 기업의 조건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고 기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은 열정을 가진 리더로부터 나오는 창조성과 상상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열정경영(The Passion Plan at Work)」의 저자 리처드 창, 역시 조직의 성공과 실패는 열정이 넘치는 구성원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하였다. 기업이 높은 기술력이나 풍부한 자본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활용하는 리더와 그의 열정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세무사회 리더가 갖춰야 할 주요 덕목은 ‘신뢰’다.= 리더는 조직 내외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함이 기본이다. 논어에 의하면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정치의 세 가지 중요한 요체인 △식량의 비축, △군비의 충실, △신의의 확립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어느 것인지 물었다. 이에 공자는 “신의의 확립”이라고 답했다. 이는 ‘백성의 믿음을 잃으면 나라의 정치는 성립하지 않는다(民無信不立)’는 말이다. 세무사회도 마찬가지다. 회원의 신뢰를 잃은 리더는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고 회무를 집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리더의 신뢰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공약(空約)을 남발하는 후보와 공금을 불투명하게 사용해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을 정도로 셈이 흐린 후보에 관한 문제점도 꼼꼼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임기 동안에 도저히 지킬 수 없는 공약들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방법으로 회원을 속이는 후보는 신뢰할 수 없다. 세무사회가 창립한지 45년 이래 수십 명의 회원이 회장을 역임했다. 한 분의 회장이 한 가지 공약만 실천했더라면 지금 세무사회는 천국이 돼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세무사제도는 아직도 미완(未完)으로 남아 있고, 업무영역은 오히려 축소돼 가고 있으며 세무사회 내부는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회장 임기 동안에 단 한 가지 공약도 이루지 못하면서 돈만 쓰고 떠난 회장이 많다는 얘기다.

그리고 과거 리더로 재직 중 세무사회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3년 째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회원이 또 리더를 맡겠다고 선거 판을 기웃거리는 모양이다. 이는 한마디로 회원들을 바보로 알고 회원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다. 이러한 행위는 아주 뻔뻔스럽고 위험한 인격의 소유자가 아니면 감히 할 수 없는 짓이다.

우리 세무사회 선거는 여느 정치판 선거와는 달라야 한다. 공금횡령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는 사람은 장래가 불투명하다. 이러한 위치에 있는 당사자가 선거 판을 휘젓는다면 온갖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치판 선거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선거 때마다 회원의 정서는 아랑곳없이 자격미달 후보가 나서서 화합을 해치는 구태(舊態)는 이번 선거에서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것은 회원간의 화합과 통합으로 회의 힘을 결집해 제도개선과 업무영역 확대에 나서야 할 절실한 처지에 있는 세무사회가 그 기본조건을 갖추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더구나 세무사회는 사(士)자들이 모인, 과거로 말하면 선비들의 단체이다. 이 때문에 세무사회 리더, 특히 회장은 한 줌의 부끄러움도 없는 회원이라야 지도자로서 회원 앞에 나설 자격이 있는 것이다. ‘오이 밭에서는 신을 다시 신지 않고 오얏나무 밑에서는 관을 고쳐 쓰지 않는 것’이 옛 선비정신 아닌가. 그러므로 공금횡령혐의를 받을 정도로 회원의 신뢰를 잃은 당사자는 자중하는 것이 회원과 본인을 위하는 최선의 길 인 것을…

▲ 세무사회 리더는 ‘회원을 화합하고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 세무사회는 회장의 출신 성분에 따라 회원들이 양분돼 왔다. 특히, 고시와 비 고시 회원 간에 편 가르기는 회(會)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정도였다. 이는 특정 회장시절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 본회 회장이 일방적이고 독선적으로 회를 운영함에 따라 본 ․ 지방 회장 간에 심각한 갈등으로 조직운영이 흔들린 적도 있었다.

회원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뒤로는 화합과 통합을 논하는 이중성격의 소유자 그리고 차갑고 편협한 마음의 소유자가 회를 이끈다면 회원 간 그리고 본회와 지방회 간에 갈등으로 회 내부가 시끄럽게 돼 있다. 이는 이제까지의 경험칙(經驗則)으로 알 수 있는 사실 아닌가? 논어에 “군자는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화합하고(君子和而不同), 소인은 자기와 생각이 같은 사람끼리만 어울린다(小人同而不和)”고 했다.

앞으로 세무사회 리더는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마음을 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회원이 이끌어야 한다. 그래야 내부가 조용하다. 회원을 편 가르기 하면서 수신제가(修身齊家)도 못하는 소인(小人)이 이끄는 단체는 관련기관의 협조를 얻기 어렵고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없다.

또 모든 회무성과를 자기의 공(功)으로 돌려 과대포장하고 전임 회장과 다른 임원의 공(功)을 인정하지 않는 리더가 회를 이끌어서는 안 된다. 세무사회도 전통과 역사는 소중한 것이다. 조직의 전통과 위계질서를 부정하는 독선적인 리더는 회원간의 화합과 통합을 이뤄내기 어렵다. 이는 당연히 세무사회의 힘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 마지막으로 ‘따뜻한 리더십’이다.=「채근담」에 이런 말이 있다. “관대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은 만물을 소생케 하는 봄바람과 같다. 그런 사람 밑에서는 모든 것이 잘되고 상생(相生)한다. 각박하고 마음이 차가운 사람은 만물을 얼어붙게 하는, 한겨울의 눈과 같다. 그런 사람 밑에서는 모든 것이 죽고 멸절(滅絶) 당한다.” 세무사회를 이끌 리더에게도 마음의 따뜻함, 그리고 거기서 생겨나는 ‘화기(和氣)’, 이것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 내부에서 훈훈함이 베어 나오고 회원 간에 여유로운 분위기가 조성된다.
/ 2007.1.30. 조세일보, 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