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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브랜드화'하라 | 박상근 경영학박사 | 06.10.14 | |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오는 2020년까지 부산 강서구와 경남 진해시를 아우르는 경제자유구역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물류와 첨단산업단지, 관광, 도시기능을 포용하고 동북아진출의 거점역할을 담당할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조성에는 국비 2조1322억원을 비롯해 총 사업비 7조703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다. 그리고 구역면적이 3,171만평에 이르고 23만5000명의 인구 유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지리적으로 동해와 동지나해의 연결지점과 북미․유럽의 간선항로에 위치해 있어 세계적 항만 역할과 기업이 중국 및 일본으로 진출하는데 발판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므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구역계획에서부터 투자유치에 이르기까지 지리적 이점을 충분히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개인과 기업은 물론이고 공공단체를 비롯한 모든 경제주체가 벌이는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능력과 사업을 특화하고 차별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4년 기준으로 경기도의 ‘안산공단’은 중국의 ‘칭다오(靑島)개발구’에 비해 임금은 10배, 토지가격은 40배 높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도 임금과 토지가격의 경쟁력에서 안산공단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임금 또는 토지가격으로 경쟁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다행히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주변은 자동차․조선․기계 산업이 활발한 지역이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이러한 산업의 ‘클러스터(cluster)’로 특화하고 차별화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로 보인다. 클러스터란 비슷한 업종의 다른 기능을 하는 관련기업, 기관들이 일정지역에 모여 있는 것을 말한다. 즉, 연구개발기능을 담당하는 대학과 연구소, 생산기능을 담당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각종 지원기능을 담당하는 벤처캐피탈과 컨설팅 등의 기관이 한 곳에 모여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보, 지식의 공유를 통한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창출 등 ‘시너지효과’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클러스터는 관련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전략이고, 혁신이 중요한 지식기반시대에 지역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선진국들은 이미 1990년대 초부터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클러스터를 적극 육성해 성공한 사례가 많지만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하지만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선박․자동차․기계 산업의 클러스터로 특화하는 전략은 구역 내에 물류산업단지가 있고, 특화하고자 하는 산업의 우리 기술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200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선박 건조량은 1023만7000CG/T로서 세계 1위, 자동차 생산량은 369만9000대로서 세계 5위에 오를 정도다. 우리나라는 경쟁력 있는 선박과 자동차의 완제품 수출이 꾸준히 늘어 경제성장(GDP)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부품의 대부분을 일본 등 해외에서 조달한다. 우리나라 부품소재산업의 기술이 아직 선진국에 뒤진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완제품 수출대금의 대부분이 해외 부품대금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수출이 늘어도 일자리와 실질국민소득(GNI)이 수출에 비례해서 늘어나지 않는다. 또 열악한 부품소재산업은 대일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이다. 이러한 속빈강정 수출을 선박과 자동차 그리고 기계 산업의 클러스터가 좋은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남이 성공한 사례를 본 받고 실패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방개발사업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외자유치와 성장에 성공한 사례는 ‘경북 구미’를, 실패한 사례로는 ‘경남 마산’을 들 수 있다. 수출자유지역으로 유명한 마산은 1990년만 해도 인구가 50만5600명으로 구미(20만3000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올 7월 말 현재 구미 인구는 38만3548명으로 늘어난 반면에 마산 인구는 42만4000명으로 감소해 인구 차는 4만여 명으로 줄었다. 한국을 대표해 온 두 산업도시가 이처럼 다른 길을 걸어가는 이유는 뭘까. 마산의 침체는 도시 여건에 맞는 고유한 산업을 특화하지 못해 기업이 떠나고 들어오지 않은데 비해 구미는 도시 여건에 맞는 전자산업을 특화해 기존 기업을 붙들고 관련 기업을 계속 유치한데 있다. 구미의 성공에는 주민의 70%가 산업 현장에서 한창 일을 하는 20대, 30대로 구성돼 있고 지자체가 외자유치에 적극 나선 것도 한 몫 했다. 이 결과 구미의 제조업종사자 수는 8만756명에 달하는데 마산은 2만2885명에 불과하다. 지역과 공단이 성공하기 위해 지역실정에 맞는 산업을 특화하고 기업과 지역사회 또는 대학이 함께 발전전략을 공유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외국에선 어느 지역과 공단이 외자유치와 성장에 성공한 사례는 많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은 그 중에서 세계 최강의 자동차클러스터 ‘토요타시’와 성공 클러스터의 원형인 ‘실리콘벨리’를 비슷한 클러스터의 성공사례로 집중분석,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브랜드 화 전략’이다. 시장을 지배하려면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브랜드(brand)’를 가지면 된다는 말이 있다. 브랜드는 마케팅의 DNA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만큼 브랜드는 시장경쟁에서 핵심적 구실을 한다. 마케팅회사 ‘트라우트 앤드 파트너스(Trout & Partners)’의 경영자인 잭 트라우트(Jack Trout)는 그의 저서 「빅 브랜드 성공의 조건」에서 “소비자들은 품질과 상관없이 자기 생각에 가장 먼저 와 닿는 브랜드를 최고로 인식하고 그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습관이 있다”고 했다. 즉 ‘현대는 기업간의 브랜드전쟁시대이고 브랜드전쟁은 품질싸움이 아닌 인식싸움’이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다. 자사 브랜드가 소비자들 기억 속에 어떻게 인식돼 있는지 알아야 마케팅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뜻이다. 잭 트라우트(Jack Trout)는 소비재에 대한 브랜드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품질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공장을 비롯한 내구재는 그 재화의 공급자와 품질 그리고 그 밖의 다양한 조건에 의해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된다. 앞으로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도 이 구역에 입주하고자하는 기업과 주민을 비롯한 수요자에게 자신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인식시키는 ‘브랜드 화 전략’이 필요하다. 앞으로 국내외의 다른 경제자유구역과 경쟁할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이 세계에서 자동차․선박․기계 산업을 하기에 가장 좋은 여건을 갖춘 지역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돼야 한다. 그러면 브랜드 화 전략에 성공한 것이고 국내외로부터 민․외자유치와 기업유치의 성공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의 브랜드 화 전략의 성공여부는 임원과 종업원을 비롯한 모든 관련인의 몫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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