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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나의 생활 속 걷기운동 1·3·30 박상근 11.11.19
사람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기(無病長壽)’를 원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이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은 어떤 조건을 갖추고 있을까? 나는 건강 전문가가 아니지만,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 무병장수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채식(菜食), 소식(小食), 운동을 건강 지킴이로 생각하고 줄곧 이를 실천해 오고 있다. br/ br/ 먼저, 채소 위주의 식사다. 현재 60대 이후 세대는 대부분 시골에서 채식 위주의 식사로 자랐다. 농촌 출신인 나는 어린 시절 모친께서 애호박을 넣어 끓여 준 칼국수를 즐겨 먹은 기억이 난다. 어릴 적 담백한 식생활이 지금 내 건강의 밑거름이 된 것 같다. 하지만 20~30대 젊은이들은 라면․ 피자를 비롯한 패스트푸드 위주 고칼로리 식생활에 젖어 있다. 이것이 문제다.br / br / 우리 주변에는 소화불량·아토피 등 현대병에 시달리는 젊은이들이 의외로 많다. 의학계에 따르면 당뇨․ 심장병 등 성인병의 조기 발병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이 젊은이들의 식단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풍요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건강하게 살려면 육류․ 패스트푸드 등 고칼로리 식단을 멀리하고 채식위주의 담백한 저칼로리 식단을 선호하는 고통을 감내(堪耐)해야 한다. br / br / 다음으로 소식(小食)이다. 대표적 소식가인 일본인들은 장수하는 편에 속한다. 일본의 장수 마을이 대부분 먹을 것이 부족한 산촌 마을이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천년을 산다는 학(鶴)은 자기가 먹을 수 있는 양(量)의 70%만 먹는다고 한다. 학이 날씬한 몸매와 고고한 자태로 천년의 수(壽)를 누리는 원인이 여기에 있는 것 같다. 우리 인간은 자기가 먹을 수 있는 양의 120% 또는 150% 이상의 과식으로 건강을 망치고 있으니 미련해도 한참 미련한 게 인간인 모양이다. 아무튼 건강하려면 식탐(食貪)이 부르는 과식과 싸워 이겨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br / br / 마지막으로 운동(運動)이다. 옛말에 ‘노년에 서서 걸으면 살고 드러누우면 죽는다’는 밀이 있다. 나이 먹을수록 운동이 중요함을 강조한 말이다. 일상생활에 쫒기는 현대인은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렵다. 본인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건강을 챙기기 위해 일상생활 가운데 걷기를 실천하고 있다. 나는 이를 ‘생활 속 걷기운동 1․ 3․ 30’이라 이름 지었다.br / br / br / ‘1․ 3․ 30’은 하루(1), 아침․ 점심․ 저녁 3번(3), 1회에 30분간(30) 걷는 것을 뜻한다. 구체적으로 아침 식사 후 8시에 집을 나선다. 집에서 7분 거리에 있는 압구정 전철역으로 가지 않고 30분 거리에 있는 신사역까지 걸어가는 것이 아침 30분 운동이다. br / br / 집에서 신사역까지 가는 길에 그 유명한 ‘가로수길’이 있다. 아침을 여는 커피 전문점의 커피 향, 생동감 넘치는 샐러리맨들의 출근길, 계절마다 바뀌는 여인네들의 옷차림 등 소소한 생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요즘 아침부터 일본과 중국 관광객들이 부쩍 눈에 띤다. 가로수길에도 한류가 찾아온 것 같아 뿌듯하다. 신사역에선 가끔 전(前) 직장에서 함께 근무한 상사와 동료를 만나게 되는데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전철 안에서 대화를 갖는 것도 생활 속 걷기운동이 주는 소박한 즐거움이다. br / br / 점심 후 12시 30분부터 사무실 앞 서울교대 운동장에서 30분 걷기 운동을 한다. 눈 쌓인 겨울철 교정엔 방학이라 적막감이 흐르지만 가을인 요즘은 축구․ 족구․ 배드민턴 등 운동하는 학생들로 시끌벅적하다. 학교 주변의 많은 주민들도 트랙을 돌며 걷기 운동에 열심이다. 안면에 생동감과 활력이 넘친다. 여기에 교내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여학생 아나운서의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가 운동장 분위기를 띄운다. 생활과 시사 이야기 및 흥겨운 음악이 들을 만하다. 주민들과 어울려 400m 운동장 다섯 바퀴를 도는 것으로 생활 속 점심 30분 운동을 마친다. br / br / 저녁 30분 운동은 사무실에서 잠원역까지 걷는 것이다. 대개 오후 7시에 퇴근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걷는다. 철마다 자태를 바꾸는 가로수, 아파트 담장 옆의 개나리․ 목련…, 길가의 이름 모를 잡초, 생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지친 사람들 등 저녁시간의 다양한 모습과 마주한다. 나에겐 이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여유롭게 생각하면서 걷는 행복한 순간이다.br / br / 세상에 공짜는 없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채식․ 소식․ 운동’도 본인의 결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건강은 세상을 살아가는 밑천, 즉 기본재산이다. 건강을 지키고 증진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건강을 잃고 난 후의 부와 명예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진정한 부자는 돈 많고 자리 높은 사람이 아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는 사람, 바로 당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