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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로 새 출발하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 박상근 | 10.11.08 | |
서울지방회 이사 박상근
필자는 지난 7월 24일 장남 준모가 결혼해서 며느리를 맞이했다. 집안의 경사이지만 한편으로는 가문을 이어 갈 아들과 며느리가 결혼생활과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지금까지 아들 준모는 학교생활과 직장 및 사회생활을 훌륭하게 잘 해 왔기 때문에 아버지로서 항상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준모가 결혼함으로 인해 사정이 달라졌다. 결혼과 더불어 준모가 며느리와 함께 캐나다 국립대학인 토론토대학으로 박사과정 유학을 떠나게 돼 있었기 때문이다. 결혼 전 준모가 학업과 직장 일로 외국 생활을 할 때에는 혼자 알아서 잘 했지만, 이제 식구가 생겼으니 더욱 걱정이 되는 것이다. 외국에 가서 서로 의견 충돌은 없을지, 며느리가 준모를 잘 챙겨 줄지, 30여 년간 다른 환경에서 자란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 지 등에 대한 걱정이었다. 이에 필자는 아들과 며느리가 신혼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 아버지로서 당부의 말을 전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아버지가 아들(준모)과 며느리(지나)에게 전하는 당부의 글” 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작성하기에 이르렀다. 필자는 신혼여행을 마치고 인사차 온 아들과 며느리에게 일장(?) 연설을 한 후 앞으로 잘 실천하기 바란다면서 원본을 전했다. 지난 8월말 캐나다로 유학을 떠난 아들과 며느리가 아버지의 당부 사항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아들과 며느리는 아버지의 당부를 하나의 노파심으로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유학을 떠난 지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아들과 며느리로부터 캐나다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이 메일 서신을 종종 받고 있다. 여든이 된 부모가 예순이 된 자식 걱정을 하는 것이 부모의 자식사랑이라 했다. 필자는 아들과 며느리가 평생 동안 행복한 가정생활, 열정적이고 성공적인 직장생활, 그리고 남을 배려하는 사회생활을 하기를 바란다. 이러한 아버지의 마음이 캐나다까지 전해지기를 기대하면서 아들과 며느리가 유학을 떠나기 전(2010.08.01)에 필자가 ‘아들과 며느리에게 전했던 당부의 글’의 원안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버지가 아들(준모)과 며느리(지나)에게 전하는 당부의 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할 일도 많고 이룰 일도 많다. 사람은 어떤 생각과 자세로 삶을 사는가에 따라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준모와 지나는 나름대로 실력과 인성을 겸비했겠지만, 아버지가 지금까지 세상을 살아오면서 부닥친 성공과 좌절에 비춰볼 때 사람이 성공한 삶을 살기위해서 갖춰야 할 조건 또는 덕목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개인이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아버지는 이 조건을 ‘열정(Enthusiasm), 건강(Health), 그리고 실력(Capability)’이라고 생각한다. ① 열정(Enthusiasm): 사람은 모든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하는 일에 열정을 쏟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주위 사람으로부터 “저 사람 일에 미쳤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야 한다. 사람이 맡은 일에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는 사실을 아버지의 경험을 토대로 전하고자 한다. ② 건강(Health): 열정 있는 사람이 되려면 무엇보다 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이 있는데, 꼭 명심하고 평소 한 가지 이상의 운동으로 건강을 지켜야 한다. 재산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은 것이라는 선현(先賢)의 말도 있지 않는가? ③ 실력(Capability): 성공은 열정과 건강만으로 찾아오지 않고, 이것들과 함께 실력을 갖춘 사람에게 찾아오게 돼 있다. 실력은 한 가지 전문분야를 꾸준히 공부하고 연구해야 가능한데 박사과정에 입학하는 준모는 전문분야의 실력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으니 정말 다행이라 생각된다. 박사과정 졸업 시에는 한 가지 전문분야에 있어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존재가 되기를 기대한다. 며느리(지나)도 남편 뒷바라지를 열심히 하면서 실력을 쌓기 위해 항상 공부하는 자세를 가져 주기 바란다. 둘째, 부부간에 갖춰야 할 조건이다. 아버지는 이 조건을 ‘존중(Respect)’과 ‘칭찬(Praise)’이라고 생각한다. ① 존중(Respect): 사람이 부부가 된 것은 전생에 엄청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동(同) 시대의 이 세상에는 수억 명에 달하는 청춘 남녀가 있다. 이 가운데 유독 준모와 지나가 부부의 인연을 맺은 것은 보통의 일이 아닌 것이다. 항상 부부의 인연을 생각하고 서로 존중하며 살아야 한다. 부부간에도 최대한 예의를 갖춰 정중히 대하는 자세를 기본으로 삼아야한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약속을 지키며 거짓말을 하지 않는 기본자세를 실천하는 것이 사람을 존중하는 첫걸음이다. 그리고 부부간에 서로 상처를 주는 행동이나 말을 하지 않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만약 부부간에 오해나 불화가 생겼으면 빠른 시일 내에 이를 해소하고 정상화해야 한다. ② 칭찬(Praise): 부부간에 잘한 일은 그때 바로 칭찬하고 잘 못한 일은 서로 지도해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버지는 부부간 또는 관련 인에게 하루에 한 가지씩 칭찬하는 일을 생활화할 것을 권한다. 사람을 움직이려면 칭찬만한 특효약이 없다. 사람은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따르고 좋아하며 심지어 목숨까지 바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지 않는가? 셋째 사회생활(인간관계)에서 갖춰야 할 조건이다. 아버지는 이 조건을 경청(Listen)과 ‘목계(木鷄)’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간관계를 잘해야 성공할 수 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많은 사람과 만나게 된다. 가깝게는 배우자와 부모, 형제자매, 그리고 사업을 할 경우 종업원과 거래처, 기타 사회에서 만나는 무수한 사람들이 있다. 앞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하려면 이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어 도움을 받는 것이 최대 관건이다. 아버지는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본교 MBA(경영학석사)졸업생을 상대로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성공한 사람은 인간관계를 잘 한 사람들이었고, 사업 등에 실패한 사람들은 인간관계도 실패한 사람이었다.”는 내용이었다. 인생에서 성공하는 열쇄가 ‘인간관계’라는 사실은 세상을 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야하는 준모와 지나에게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인간관계를 잘하는 방법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인간관계의 기본을 잘 지켜 상대방의 마음을 얻어 내 편을 만드는 것이다. 정치인이 성공하려면 국민의 마음을 얻어 표를 많이 받아야 하고, 회사는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 제품을 많이 파는 것이 성공 아니겠는가? 세무사는 납세자의 마음을 얻어 세무 일을 맡아 오랫동안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성공하는 것이다. 아버지는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인간관계의 열쇄는 ‘경청(Listen)과 목계(木鷄)’라고 생각한다. ① 경청(Listen): 성공한 사람은 무조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회사 제품에 불만을 품고 단단히 항의하려고 온 소비자의 말을 경청하고 동의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 불만의 50%가 해결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준모와 지나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관심과 애로사항을 수시로 파악하고 이를 신속히 해소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에 대한 존중도 경청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② 목계(木鷄): 이것은 장자의 달생편에 나오는 우화인데 옛날 중국의 주나라 선왕이 닭싸움을 좋아하여 닭을 잘 훈련시키는 “기성자”라는 사람을 불러 장닭 한 마리를 주면서 싸움을 잘하는 닭으로 훈련시키기를 명하였는데, 10일이 지난 후에 왕이 기성자를 불러 "훈련 상황이 어떠한가?" 물으니 답하기를 ”아직은 멀었습니다.“ ”닭이 허장성세가 심한 것이 싸움할 준비가 안 되었습니다."라고 답하였다. 그래서 10일이 지난 후 다시 닭의 훈련 상태를 물으니 답하기를 ”상대 닭을 보기만 하면 싸우려 하는 것이 훈련이 덜 되었습니다.'고 하여 다시 10일이 지나 다시 물으니, 답하기를 ”아직도 상대 닭을 보면 살기를 번득이는 것이 훈련이 덜 되었습니다.고 하여 다시 10일 후 닭의 훈련 상태가 어떠한지 물으매, 답하기를 “이제는 훈련이 거의 되었습니다.”고 하며, 말하기를 ”닭이 목계(木鷄)와 같습니다. 그래서 상대 닭이 살기를 번득이며 싸움을 하려 달려들다가도 마치 목계(木鷄)와 같으므로, 덕이 충만하여 그 모습만 보아도 상대방은 등을 돌리고 도망을 칩니다.“ 라고 답하였다고 하는 고사이다. 이 고사는 사람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상대방과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서로 이해관계가 얽혀 다투고 법정투쟁을 하다보면 재판결과 지는 사람은 물론 이기는 사람도 그동안 겪은 정신적 ․ 물질적 부담으로 남는 것이 없다. 소송에서는 이기는 사람과 지는 사람 모두 패배자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일에 간섭하여 시비꺼리를 만들지 말고 혹시 시비꺼리가 생겼을 경우 내가 조금 양보하여 법정소송으로 가기 전에 타협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방안이다. 목계(木鷄)는 고 이병철 회장이 친필로 이건희 삼성 회장에게 유지(遺志)로 물려준 것으로도 유명한데 이건희 회장은 지금도 ‘경청과 목계“를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신뢰와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공자는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지 않으면 정치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고객은 믿을 수 없는 경영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제품을 사주지 않는다. 그러면 세상 사람들이 준모와 지나에게 어떤 일을 맡기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준모와 지나가 실력과 능력이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신뢰할 수 없는 사람에게 절대 일을 맡기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준모와 지나가 열정과 건강 그리고 실력으로 자신을 무장하고 경청과 존중 그리고 칭찬으로 상대방을 배려해야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어 성공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인, 경영자 등 평소에 가지고 있는 꿈이 있다면 준비하고 실력을 갖춘 후에 그 꿈을 펼치기를 권한다. 성공은 준비하면서 도전하는 자의 것이다. 아버지가 제일 후회하는 것이 도전 기회를 놓친 것이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은 부산시장에 출마해 떨어졌고 부산지역에서 국희의원에 도전해 실패한 사람이다. 고(故 노 대통령이 또 다시 부산시장과 국회의원에 도전했다면 시장과 국희의원에서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과감히 대통령에 도전해 그 꿈을 이루지 않았는가? 도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사실과 준비되지 않은 무리한 도전은 자제돼야한다는 두 가지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부부로서 새 출발하는 준모와 지나에게 2010.08.01. 아버지 박 상근 / 회원 광장 2010년 11월호 게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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